봄 숲에서 되찾은 동심 일산서구 노인지회 회장단, '6080 마을숲친구들' 숲체험 나들이

김종광 기자 | 기사입력 2026/05/27 [16:58]

봄 숲에서 되찾은 동심 일산서구 노인지회 회장단, '6080 마을숲친구들' 숲체험 나들이

김종광 기자 | 입력 : 2026/05/27 [16:58]

"소풍 온 것 같아요. 이렇게 나오니 몸도 마음도 가뿐해지네요."

 

지난 4월 27일, 일산서구 노인지회 회장단이 치매예방 마을숲 활동 프로그램 '6080 마을숲친구들'이 마련한 숲체험 나들이에 함께했다. 파주 율곡수목원을 무대로 펼쳐진 이날 행사는 숲 해설과 숲 명상, 발 마사지, 전통놀이, 건강 강연까지 하루가 알차게 채워졌고,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오랜만의 환한 미소가 오래도록 머물렀다.

 

회장단이 먼저 나서는 이유 — 격려와 동기부여의 힘

 

이번 나들이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나들이를 넘어서는 데 있다. '6080 마을숲친구들'은 경로당 어르신들이 마을 주변 숲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사회적 유대를 이어가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그 핵심에는 경로당을 이끄는 회장단의 역할이 있다. 회원들이 낯선 활동에 첫발을 내딛기 위해서는 가장 가까운 리더인 회장단이 먼저 경험하고, 몸으로 느끼고, 그 온기를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회장단이 숲 치유의 가치를 직접 체험해야 경로당 회원들에게 진심 어린 권유를 할 수 있고, 그 한마디의 격려가 머뭇거리는 어르신들을 숲으로 이끄는 가장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 이번 숲체험 나들이는 바로 그 출발점이었다.

 

                (사진-사과나무의료재단)

 

버스 안에서 시작된 설렘 — 따뜻한 떡 한 조각의 온기

 

아침 일찍 서둘러 나선 참가자들을 위해 버스 안에서 방금 찌어낸 따뜻한 떡과 음료가 제공됐다. 이른 시간에 소홀하기 쉬운 아침을 든든하게 채워준 것은 물론, 갓 쪄낸 떡의 온기가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며 서로에 대한 마음까지 따뜻하게 데워주었다. 떡을 나눠 먹으며 오가는 웃음 속에 이날의 나들이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일산서구 노인지회 김광익 회장님은 "버스에 오르는 순간부터 소풍 온 기분"이라며 "어르신들이 이런 시간을 자주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기회를 계속 마련하겠다"고 약속해 박수를 받았다.

 

사과나무의료재단 마을숲 관계자 역시 "오늘 하루 경로당 회원들의 숲 치유를 함께 느끼고 서로 격려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따뜻한 인사를 전했다. 버스 안에서는 당일 일정 안내와 안전교육도 함께 이루어졌다.

 

파주 율곡수목원 — 봄이 건네는 치유의 언어

 

율곡수목원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가벼운 체조로 몸을 깨운 뒤 본격적인 숲 체험에 들어섰다. 오솔길을 걸으며 숲치유지도사의 안내로 냉이, 철쭉, 진달래 등 봄을 알리는 식물들을 하나하나 만났다. 숲치유지도사는 봄날의 흰 꽃들을 가리키며 "흰색은 우리 몸에서 폐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꽃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폐의 건강에 도움이 돼요"라고 설명했다.

 

냉이 한 포기를 손에 들고 향을 맡아보고, 철쭉과 진달래의 차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자연과의 거리가 한층 가까워졌다. 숲길을 걸으며 주워 모은 솔방울, 나뭇가지, 꽃잎 등 자연물로 저마다 개성 있는 꾸미기를 하고 숲놀이를 즐기는 시간도 이어졌다. 자연물 하나에 이름을 붙이고 이야기를 얹는 동안 참가자들은 어느새 소년·소녀로 돌아가 있었다.

 

                (사진-사과나무의료재단)

 

하늘을 보며 누운 시간 — 숲 명상과 발 마사지

 

숲놀이를 마친 뒤 돗자리를 펼치고 하늘을 바라보며 눕는 숲 명상이 이어졌다.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봄 햇살, 숲의 향기, 바람 소리에 온몸을 맡긴 참가자들의 얼굴에서 일상의 긴장이 서서히 녹아내렸다.

명상 후에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그동안 수고해 온 자신의 발을 바라보며 아로마오일로 발 마사지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 발이 이렇게 고생했구나" 하는 작은 감탄과 함께 신체 전체가 서서히 이완됐다.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던 분들도 잠시 후에는 눈을 감고 고요히 자신의 몸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준비된 따스한 차 한잔을 마시며 온 몸에 훈기를 가득 채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튤립 핀 정원, 발효 밥상과 전통놀이

 

숲 치유 활동을 마친 참가자들은 율곡수목원 정원을 거닐었다. 색색의 튤립이 가득 피어난 봄 정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서로 어깨를 기대며 웃음꽃을 피웠다. 점심 식사 자리에서는 발효 음식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장류와 발효 반찬이 어우러진 건강한 밥상 앞에서 "음식이 곧 약"이라는 말을 새삼 되새겼다.

 

식사 후에는 헤이리 중앙공원에서 전통놀이가 펼쳐졌다. 딱지치기, 새총 쏘기, 희망 소원 적어 날리기까지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어린 시절 놀이에 참가자들은 금세 동심으로 돌아갔다. 웃음소리와 응원의 목소리가 공원을 가득 채웠다.

 

                 (사진-사과나무의료재단)

 

 "함께 웃는 것이 최고의 건강법" — 한길사 북카페와 건강 강연

 

오후에는 한길사 북카페로 자리를 옮겨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며 책과 삶, 지역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진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의 건강 강연에서는 구강 건강이 전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쉽고 친근하게 전해졌다. 이사장은 "오늘처럼 함께 나들이하고 웃고 대화하는 것 자체가 친밀감을 높이고, 그 친밀감이 몸 전체를 건강하게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했다.

 

아쉬움을 남기며 — 귀갓길의 추억과 감사

 

무사히 하루를 마치고 귀가 버스에 오른 참가자들은 저마다 어린 시절 소풍의 기억을 꺼내놓았다. 도시락 뚜껑을 열던 설렘, 짝꿍과 나누던 간식, 집에 돌아가기 싫었던 오후의 기억들이 버스 안을 가득 채웠다. 서로에 대한 감사 인사를 나누며 "우리 자주 이렇게 나오자"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너무 짧았어요. 숲에 좀 더 있었으면 좋았을걸." 한 회장님의 한마디가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숲이 주는 치유를 온몸으로 느낀 만큼, 그 아쉬움은 다음 나들이를 향한 기대와 다짐으로 이어졌다.

 

                            (사진-사과나무의료재단)

따뜻한 떡 한 조각처럼 — 온기를 나눈 하루

 

귀갓길 버스 안, 아침에 나눠 먹었던 따뜻한 떡의 온기가 다시 떠올랐다. 아침 일찍 서둘러 나선 이들에게 건네진 그 한 조각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었다. 서로를 챙기고 배려하는 마음, 오늘 하루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었다. 그 온기가 숲 속 발 마사지로, 튤립 앞 웃음으로, 귀갓길 감사 인사로 이어지며 하루 내내 참가자들 곁을 지켰다.

 

이번 일산서구 회장단 나들이를 시작으로, '6080 마을숲친구들'은 회장단의 경험과 열정이 경로당 회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길 기대한다. 오늘 먼저 숲을 걸은 회장단이 "나도 해봤어, 정말 좋더라"는 한마디로 더 많은 어르신들을 숲으로 이끌 것이다. 고양시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를 위한 초록빛 발걸음은 오늘도, 앞으로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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