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수 칼럼] <월간 재정동향 5월호 리뷰> 정부의 역대 최대 지출이 주는 우려

- 재정 조기집행 너무해서 82% 재정적자 달성
- 초기 경제성장에 기여?
- 기업이 잘살아도 정부는 가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4/05/26 [15:00]

[정창수 칼럼] <월간 재정동향 5월호 리뷰> 정부의 역대 최대 지출이 주는 우려

- 재정 조기집행 너무해서 82% 재정적자 달성
- 초기 경제성장에 기여?
- 기업이 잘살아도 정부는 가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입력 : 2024/05/26 [15:00]

정부가 역대 최대의 재정집행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9일 제출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의하면 3월에만 85조 원을 지출했다고 합니다. 누계로는 212조 원 올해 예산의 32.3%입니다. 올해 예산의 3분의 1을 이미 지출한 셈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3월에만 12.9%의 지출증가를 보였습니다. 특히 특별회계는 3월에 40.8%를 지출했습니다. 사실상 절반 가까이를 3개월에 지출한 셈입니다.

 

▲ 나라살림연구소 정창수 소장 

 

정부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조기집행 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20년 넘게 진행된 조기집행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많아진 현실에서 유독 올해 3월까지 집행률을 높인 것은 총선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점증적으로 늘어난 재정조기집행목표

 

우선 조기집행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습니다. 2002년 이 제도가 시행된 당시에는 재정 조기집행의 목표가 53.5%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올해 2024년 65%로 올랐습니다.

 

경기가 나쁠 때 정부가 재정을 빨리 풀면 경기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경기 진작 효과입니다. 작년 내내 상저하고(상반기에는 침체, 하반기에는 상승)이라면 재정조기집행을 했지만 결과는 상저하저(상반기도 침체 하반기도 침체)였습니다. 이 와중에 건전재정을 내세우며 재정 집행도 줄였습니다. 

 

물론 국세수입 감소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습니다. 결국 정부 결산에 따르면 45.7조 원이나 불용처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정의 10분의 1 가까운 돈을 사용하지 않은 셈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나라살림 보고서] 2023년 결산결과 분석 - 의미, 문제점, 개선방안 제안을 참조하십시오.

 

결국 재정 조기집행으로 인한 경기 진작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재정 부족만 심화시켜 재정건전성을 해친 셈입니다. 경기 부양이 목적이고 재정 조기집행이 수단입니다만 재정 조기집행 자체가 목적이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빚을 늘리는 재정 조기집행

 

재정 조기집행은 있는 돈을 퍼서 쓰는 것이 아닙니다.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이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3월 말 기준 정부 총수입은 147.5조 원인데 지출은 212조 원으로 관리재정수지(사회보험을 제외)만 75조 원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4년 월별 관리 재정수지를 집계한 이후 최고 규모라고 합니다. 올해 예상한 정부 재정적자 전망치 91.6조 원의 82%를 3개월 만에 달성한 것입니다. 이 추세로라면 남은 9개월 동안 예상의 200%를 넘는 적자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지출을 줄이거나 수입을 늘리는 것입니다. 지출을 줄이는 것은 이미 작년에 진행했지만 많은 무리수가 생겼습니다. 지방에 떠넘기거나 정부의 중요한 사업들이 중단되는 문제들이 발생했습니다.

 

수입을 늘리는 문제는 더 어렵습니다. 증세를 할 수도 없고, 경기 침체에 더하여 그나마 금투세폐지 등 더 확대된 규모의 감세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작년에는 외평채를 끌어다 쓰거나 하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환율 문제가 심각한 올해에는 이마저도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빚을 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행 차입금이나, 재정증권을 활용하는 일시적인 대응도 100조 원대를 넘어섰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결국 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추경을 통한 재정 확대 필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1.3% 증가하는 ‘서프라이즈’를 보였습니다. 원래 1분기 정부 지출의 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를 기록합니다. 행정의 특성상 집행이 늦어지다 보니 1분기에는 정부 역할이 적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재정 조기집행으로 올해는 0%로 선방했다고 합니다. 1% 증가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는 대규모 적자를 감수한 반짝 성장입니다. 이 반짝 성장을 유지하고 극복하려면 재정지출이 더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상반기 2.2%, 하반기 2.0%입니다. 올해는 상고하저라는 것입니다. 경기가 하반기에 더 침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하반기 경기 침체 시기에 대응할 재정이 부족합니다. 이미 많이 써버렸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극적 재정지출로 인한 경기침제 가속화, 이에 따른 세수부족 등의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단 관행적으로 상반기 재정 집행률을 높이는 재정 조기집행은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저는 제도를 없애고 연간 지속적으로 재정집행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를 살리겠다던 재정 조기집행이 오히려 경기변동을 증폭시키는 폐해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하던 일을 계속하는 관료적 발상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또한 재정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경기침체 시기에 재정확대가 요구됩니다. 추경을 통해서 재정확대 정책으로 국정 기조를 바꾸어야 합니다. 재정은 가치와 이념도 중요하지만 경제를 살린다는 현실적 요구에 응답해야 합니다. 특히 여당의 원내대표가 되신 추경호 의원에게 기대합니다. 기재부 장관 때는 추경 없는 추경호 장관이었지만 이번에는 추경을 추진하는 추경호 대표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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