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수 칼럼] 지방소멸 대응 기금은 눈먼 돈 인가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4/05/15 [10:51]

[정창수 칼럼] 지방소멸 대응 기금은 눈먼 돈 인가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입력 : 2024/05/15 [10:51]

국가적 과제 지방소멸

 

저출산과 더불어 지방소멸은 이 시대의 중요한 화두입니다. 저출산은 전국적인 문제이고 지방소멸은 비수도권에서 더 문제가 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저출산문제에 대해서는 재정의 지속가능성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보고서를 발행해 왔습니다. [나라살림 제150호] 인구감소가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가장 큰 위험 요소 등을 통해 저출산의 재정에 대한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 나라살림연구소 정창수 소장 

 

지방소멸 대응 기금

 

정부 사업 중에 지방소멸 대응 기금이 있습니다. 지방소멸 대응 기금은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라 지정된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재정지원을 위해 설치한 기금으로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에 근거합니다. 정부 출연금으로 향후 10년 동안 매년 1조 원의 정부 출연금으로 재원을 마련해 광역 자치단체에 25%, 기초자치단체에 75%를 지원하게 됩니다. 

 

행정안전부는 2021년 인구감소지역 89개, 2022년 관심 지역 18개를 지정했으며 관심 지역에는 기초자치단체 배정분의 5%를 지원해 인구감소에 대응하도록 했습니다. 1조 원이라는 돈은 지역에 큰 의미를 주는 예산입니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적인 사무를 유지관리하는 차원이 아니라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특별한 주제에 대해 지방이 기획한 대책을 위한 마중물로 사용되는 것으로 기획했습니다. 

 

지방소멸 대응 기금은 지방자치단체 세입에는 300 지방교부세 장에 속한 하부 단위에 320이라는 항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교부세는 국세의 일부분을 지방의 재정부족분을 채워 재량을 가지고 사용하게 하는 것으로 특정한 조건에만 사용하는 보조금과 구분됩니다. 

 

하지만 교부세처럼 조건 없이 줘야 하는 것이 공모사업으로 변질 되었습니다. 지방소멸 대응을 어떻게 하는가도 지방의 책임과 권한을 같이 주어야 합니다. 그 세부 사업까지 중앙이 심사하고 통제하겠다는 발상은 문제입니다.

 

 

연구소의 보고서를 통한 분석

 

이에 따라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방소멸 대응기금의 현황을 보여주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고서들을 계속 발행하고 있습니다. 첫째, 인구감소 지역선정 문제는 [나라살림 보고서] 2022~2023회계연도 지방소멸 대응 기금 지방자치단체별 배분 내역을 통해 지역별 배분과 사업별 분포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언론보도 이외에는 전국적 배분 현황자료가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연구소에서 가능한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관련 사업 내역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나라살림 보고서] 2022~2023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지방소멸 대응 기금 사업 내역을 통해 분석해 보았습니다. 산업, 일자리, 문화, 관광 등에 50%가 넘게 배정되었습니다. 따라서 정주여건 개선 효과가 의문시 됩니다. 더구나 재원의 성격이나 의회 통제 권한이 명확하지 않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나눠주기식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둘째, 관리운영 문제입니다. 지방소멸 대응 기금은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라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하고 지원할 근거를 마련했으나 기금 설치 근거는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에 마련해 17개 시‧도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조합에서 운영하도록 했습니다. 실질적인 운영은 행정안전부와 기금운영을 위탁받은 한국지방재정공제회가 맡을 예정입니다.

 

지방소멸 대응 기금심의위원회를 설치, 재원 배분에 대한 심의를 하지만 최종 결정은 17개 시‧도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조합 의결기구가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사실상 기금을 배분받는 주체가 기금을 배분하는 주체가 된 상황입니다. 이러다 보니 재원 배분의 기준이 종합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하게 되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셋째. 집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과정의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지원된 돈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지 못한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나라살림 보고서] 지방소멸대응기금 2022년 배분액 사업별 집행률 현황(기준일 2023. 12. 31.)에 심각성을 분석했습니다. 기초지자체 400개 사업의 평균 집행률이 37.6% 불과하고 62개 사업은 아예 0%대입니다. 이것은 중앙정부가 재원만 이전하면 집행률을 100%로 파악하고 있어 착시를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기재부는 균형발전 특별회계 등 보조금을 지원할 때 실 집행률을 확인하여 지방에서의 보조금의 집행을 파악하고 강제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지방소멸 대응 기금은 보조금이 아니어서 않하고 있는 것입니다. 보조금처럼 공모하면서 보조금이 아닌 분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것처럼 보조금처럼 운영하면서 보조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셈입니다. 행안부는 예산안에서 지방소멸대응기금 집행률을 100%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실집행률에 기반한 편성 및 정보공개가 필요합니다.

 

 

또다시 시작된 지방소멸대응기금 열풍

 

지금 지방소멸 대응 기금은 ’22・’23년도 지방소멸 대응 기금 배분 금액 결정에 이어 ’24・’25년도 두 번째 지원심사를 진행중입니다. 지역은 온통 기금사업 선정에 몰입해 있는 상황입니다.

 

지역 소멸에 대한 대책을 지방이 스스로 결정하게 하면 안 될까요. 지금도 75조 원이 넘는 보조금을 조건을 걸어 지방에 주고 있습니다. 보조금은 중앙의 의도대로 줄 수밖에 없습니다. 지방의 창의성은 줄고 지원실적만 중요하게 여겨지게 됩니다. 따라서 또다시 예산 낭비성 건설사업만 만들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면 지역에 떠넘기는 것이 현재의 관행입니다. 하지만 보조금을 준 중앙정부의 책임 더 크다고 봅니다. 지역의 일을 지역이 결정하고 책임지게 할 수는 없을까요.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정보원) 22년 3월, 지역산업과 고용 봄호-지방소멸 특집을 보면 전국지자체 소멸위험 지역은 113곳이라고 합니다. 전국 228개 시군구의 약 절반(49.6%)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년도보다 11곳이 증가한 것입니다. 이는 지방소멸 대응 기금을 만들때 전제한 소멸위험 지역 85곳에서 30곳 이상 증가했습니다. 또한 대안으로는 일자리 양극화와 지방소멸 위기, 대안적 일자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투명한 정보공개와 이에 따른 통계, 이를 토대로 한 정책 결정, 그리고 성과평가를 통한 정책혁신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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