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수 칼럼] 4월 재정동향 리뷰 - 재정조기집행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4/04/27 [10:24]

[정창수 칼럼] 4월 재정동향 리뷰 - 재정조기집행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입력 : 2024/04/27 [10:24]

매달 중순이면 기재부는 재정동향을 발표합니다. 4월 재정동향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 제출되었습니다. 이날은 국가재정법에 규정된 4월10일 결산보고를 시한을 어겨가면서까지 늦춘 사건이 주로 회자 되었습니다. 이부분은 지난번 <국가재정법을 지켜라>에서 지적하기도 했고 <2023년 결산결과 분석 - 의미, 문제점, 개선방안 제안>에서 심층분석하기도 했습니다.

 

▲ 정창수 칼럼 

 

같은 날 보고한 4월 재정동향에서 여러가지 지적할 것들이 많습니다. 가장 특이한 것은 집행률입니다. 2월까지 수입 97.2조 원에 지출은 129.9조 원입니다. 지출이 33.2%나 많습니다. 여기에는 국민연금 등 당장 지출하기 어려운 기금사업들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실제로 지출비율은 더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같은 기간 국세 수입은 58.0조 원입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재정 조기집행이 가장 큰 제도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재정집행률 목표를 65%로 잡고 있습니다.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재정조기집행은 연간집행이 예상된 재정가운데 상당분을 상반기에 집행하는 제도입니다. 연말에 몰아 쓰는 것을 방지하고, 결국 집행하지 못하는 불용을 방지하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제도입니다. 2002년도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매년 상반기 집행률 목표를 설정하는데 올해는 65%입니다. 올 1분기에만 41.9%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점증적으로 증가하는 관료제의 모습이 보입니다. 관행적으로 전년도보다 목표치가 올라갑니다. 2002년 53.5%로 시작한 목표는 계속 증가하여 이제 65%에 이른 것입니다. 실적도 24년간 3년을 제외하고 초과 달성했습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초과 달성하려는 관료제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경기는 매년 다릅니다. 왜 하는지를 잃어버린, 그야말로 목표가 있으니 진행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듭니다. 

 

둘째, 올해는 총선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유독 목표를 초기에 높이 세웠습니다. 특히 1분기 3개월에 41.9%를 목표로 한다는 것은 4월 10일에 있었던 총선과 연결된 것이라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는 것도 문제가 많은데 3월까지 집중해서 집행하는 것은 의심을 살 만한 행동입니다. 어떻든 선거 국면에서 경기를 살려보려는 의도가 있었을 거라는 추정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 경기를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점입니다. 국회 입법조사처 <재정조기집행 제도의 경기 안정화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23년까지 상고하저 전망을 한 연도는 6개 연도이나 실제로는 12개 연도입니다. 즉 경제 당국은 하반기에 경기가 나아질 것 이라고 전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재정 조기집행은 상저하고 일때 효과를 발휘합니다. 따라서 예측이 틀려 하반기에 경기가 나쁘면 재정 조기집행은 경기변동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경기가 어려워지는데 이를 조절할 재정이 부족해지니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이부분을 강조하며 재정조기집행 관행을 지양하고 정확한 경기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올해 상고하저 전망을 이미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은 작년 11월에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상고하저를 예상했습니다. 상반기 2.2%, 하반기 2.0%를 예상했습니다. 그럼에도 올해 무리해서 사상초유의 재정집행을 한 것입니다. 일단 이런 상황의 여파는 당장 나타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법인세가 사실상 0원이 되는 상황에서 유류세 감면조치가 장기화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반기 추경은 불가피합니다. 

 

문제는 재원입니다. 이미 세수부족에 정부는 1분기에만 한국은행에서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인 일시 차입을 32.5조 원이나 했습니다. 2011년 이래 가장 큰 규모입니다. 작년보다 1.5조 원이 많고 코로나 대응을 위해 급전이 필요했던 2020년 같은 시기때 14.9조 원보다 두배 이상입니다. 누적 대출이자만 638억 원입니다. 

 

정치를 의식한 재정지출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정 상황은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합니다. 감세는 감세대로 하고 지출은 늘리는 모순을 진행하는 것은 심각한 재정위기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결국 하반기 추경을 하려면 국채 발행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통도 한도를 무제한 늘릴 수 없고 자산을 매각하는 것도 제한적입니다.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부자 감세를 무당경제학이라고 비판했던 부시대통령(아버지 부시)의 말이 생각납니다. 곧 경제가 좋아질 거라는 생각은 막연하고 비과학적입니다. 일종의 미신입니다. 추경없는 추경호 시대에 재정이 악화 되었습니다. 이제 추경호 장관 없는 시대에 추경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현실을 인정하는 정책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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