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국제꽃박람회 관람객 이어져…화훼산업관, 국제교류의 장으로

- 궁중채화, 세계화예작가 초청전, 해외희귀식물전, 미디어아트 등 눈길

황성수 기자 | 기사입력 2023/05/01 [09:42]

고양국제꽃박람회 관람객 이어져…화훼산업관, 국제교류의 장으로

- 궁중채화, 세계화예작가 초청전, 해외희귀식물전, 미디어아트 등 눈길

황성수 기자 | 입력 : 2023/05/01 [09:42]

지난 4월 27일 4년의 기다림 끝에 개막한 고양국제꽃박람회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실내전시장인 화훼산업관에서는 세계화예작가 초청전과 해외 희귀식물전, 궁중채화 전시, 아르떼뮤지엄이 협업한 미디어아트 등 국내‧외 화훼 산업 트렌드를 보여주는 각종 전시회가 눈길을 끌고 있다.

 

▲ 홍벽도화준, 국가무형문화재 황수로 명장 궁중채화     ©

 

■ 전통꽃문화의 진수, 궁중채화…벌과 나비도 내려앉는 비단꽃

 

화훼산업관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청화백자 화병에 드리워진 붉은색과 흰색의 복숭아꽃 한 쌍이 눈에 들어온다. 일월오봉도와 나란히 조화를 이룬 홍백의 꽃나무는 얼핏 보면 생화 같아 보이지만 이 꽃들은 비단과 밀랍 등으로 만든 국가무형문화재 황수로 명장의 궁중채화 대표작 ‘홍벽도화준’이다.

 

궁중채화는 비단이나 밀랍 등으로 꽃을 만들어 궁중의 연회나 의례에 사용하던 가화(假花)다. 비단이나 모시에 색을 입히고 꽃잎 모양으로 자른 뒤 다려 손으로 하나하나 빚어 만들어진다. 왕실의 위상을 나타내는 상징물로 사용되던 궁중채화는 일제강점기 때 문화 말살 정책으로 사라질 뻔 했지만 황수로 명장이 복원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 홍도화에 장식된 나화초충     ©

 

화훼산업관에 전시된 홍벽도화준은 청화백자에 홍도화와 벽도화 한 쌍을 놓아 연회 때 어좌 양쪽을 장식하던 화준(花樽)이다. 3미터 가량 되는 나무엔 각각 비단으로 만든 2천개 가량의 꽃과 학, 공작, 봉황, 까투리 등이 장식돼 있다. 비단 꽃잎은 열매, 뿌리 등 자연으로부터 나온 염료와 송화가루, 밀랍으로 만들어져 야외에 두면 실제로 벌과 나비가 내려앉는다.


■ 7인7색의 세계화예작가 초청전…다른 공간으로 데려다주는 꽃의 매력

 

궁중채화 작품을 지나 중앙에 들어서면 7색의 독특한 화훼 공간 장식이 3면을 둘러쌌다. 카메라를 든 관람객들이 저마다 사진을 담아내는데 열중하고 있는 이곳은 인터플로라 월드컵‧유로파컵‧영국 첼시플라워 등 권위있는 국제대회 챔피언 7인의 화예작가 초청전이 열리는 공간이다.

 

▲ 대만 캘빈 리의 ‘묵화’     ©

 

이번 초청전에는 독일의 비욘 코너(Björn Kroner-Salié), 핀란드의 피르요 콥비(Pirijo Koppi), 대만의 캘빈 리(Kelvin Lee), 헝가리의 가보 나기(Gábor Nagy), 폴란드의 이자 투카츠크(Iza Tkaczyk), 몰도바의 드미트리 트루칸(Dmitri Trucan) 그리고 한국의 정광옥 작가가 참여했다.
 
다채로운 색과 꽃의 유기적인 결합에 고려청자가 어우러진 정광옥 작가의 ‘색(色)-소통하다’,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의 러시아 발레 작품 세헤라자데에서 받은 영감을 표현한 드미트리 트루칸의 ‘세헤라자데’, 수묵으로 그린 서예가의 그림을 나무껍질과 꽃으로 표현한 캘빈 리의 ‘묵화’ 등 잠시 멈춰서서 작가의 작품설명을 읽다보면 새롭고 다양한 꽃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된다.

 

▲ 정광옥, ‘색(色)-소통하다’     ©

 

■ 7년에 한번 꽃피우는 아모르포팔루스…미디어 아트 작품도

 

세계화예작가전 뒤쪽으로 돌아가면 자그마한 해외 희귀식물이 있다. 얼핏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이 식물은 동남아시아 열대지역에 서식해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아모르포팔루스(Amorphophallus)에 속하는 식물들이다.

 

아모르포팔루스 식물들은 7년여 동안 땅속 덩이줄기에 양분을 모아 단 이틀에서 5일 정도의 기간만 꽃을 피운다. 꽃이 피면 시체가 썩는 것 같은 악취를 풍겨 시체꽃으로도 알려져 있다. 악취를 풍기지만 약용으로 쓰이기도 하고 동남아시아에서는 식용으로 재배된다. 우리가 흔히 다이어트 제품으로 즐겨먹는 곤약도 아모르포팔루스 중 하나인 곤약의 덩이줄기 전분이다.

 

▲ 아모르포팔루스(Amorphophallus)     ©

 

흔치 않은 식물이기에 많은 종들이 전시돼 있지는 않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코끼리발을 닮은 아모르포팔루스 파에오니폴리우스와 독성을 띤 아모르포팔루스 뮬러리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아모르포팔루스 주변으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에콰도르, 태국, 르완다 등 다양한 국가 부스들이 국제박람회장임을 실감케 하는 국가관과 국내‧외 신품종을 소개하는 신품종관이 이어진다. 전시장 왼쪽에서는 몰입형 미디어아트로 유명한 디스트릭트의 아르떼 뮤지엄과 협업한 ‘영원한 자연’을 주제로 한 ‘유채’ 그리고 ‘등나무’ 등 2종의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 아르떼뮤지엄 미디어아트     ©

 

이동환 고양시장은 “4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고양국제꽃박람회는 25개국 200여 개의 기관, 단체 등이 참여하는 화훼산업 국제교류의 장으로 마련돼 5월 8일까지 이어진다”며 “실내전시에도 7인7색의 세계화예작가전, 한국전통꽃문화를 소개하는 궁중채화 등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돼 있으니 함께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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