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예산이 통과됐다. 정확히 표현하면 심의 과정의 결과, 의결을 통해 예산이 확정됐다. 정부가 예산안으로 제출한 639조원에서 3천억원이 감액된 638.7억원이 최종예산이다. 이에 대한 나라살림연구소의 분석 리포트(2023년 예산 국회 심의 현황, 문제점, 개선방안)가 얼마 전 발행됐다.
원래 의결이라고 하는 것은 의회에서 의사봉으로 선포했을 때 유효하다. 따라서 의결을 막으려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의사봉을 누가 쥐고 있느냐는 항상 중요했고, 의사봉 쟁탈전을 벌이는 일종의 희극같은 상황이 연출된 적도 있다. 지난 23일 논의하고 24일 새벽에 통과됐다.
예산과정은 예산의 편성, 심의, 집행, 결산의 4단계를 거친다. 이제 두 단계가 끝났을 뿐이다. 공은 다시 정부로 넘어갔다. 그리고 집행이 끝나면 다시 국회로 와서 결산을 심의하게 될 것이다. 3년에 걸친 대장정이 끝나는 셈이다.
경영에서 PCDA는 중요하다. PLAN (계획) DO (실행) CHECK(평가) ACTION(개선)라는 1주기를 통해 문제점을 혁신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생산적이지 않은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내기 힘들고 종국에는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산에서도 마찬가지다. 크게는 결산이 더 중요하다고 예산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결과를 알 수 있어 다시 계획을 세울 때 지침이 되기 때문이다. 신규 예산이 1%대에 불과하고 국회에서도 실제로 수정하는 비율이 1%대에 불과하다. 이번에도 13조 원대의 증액과 감액을 했다고 하지만 수정 비율은 1%대이다.
시험이 끝났을 때 냉정한 평가를 할 수 있고, 공부의 욕구가 높아진다. 결과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차분하게 평가한다면 예산편성과 심의라는 과정에 대한 복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복기, 즉 분석에서 중요한 것은 메타인지다. '자신의 생각에 대해 판단하는 능력'을 말한다. ‘자기가 생각한 답이 맞는지’, ‘시험을 잘 쳤는지’, ‘어릴 때의 이 기억이 정확한지’ 등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다. 이것을 예산편성과 심의로 적용해보면 좋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예산을 감액하는 소위가 파행으로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비공개 진행된 소소위가 매우 강화됐다. 깜깜이 예산이 된 것이다. 그 결과 분석은 더 힘들어지게 됐다.
예산 심의는 객관식의 찍기 시험이 아니라 주관식의 문제를 푸는 과정을 수행하고 있다. 더욱이 단답형 주관식이 아니라 문제풀이 과정도 점검하는 과정 즉 민주주의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예산 심의는 그래서 문제점이 많이 생겼다. 냉정한 복기 속에 내년에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지 않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사회적경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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