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진흥원 김인선 원장 2020 신년사

조응태 | 입력 : 2020/01/13 [13:33]

지난 ‘17년 10월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 ’18년 2월 사회적금융 활성화 방안을 필두로 각 부처별로 사회적경제 활성화 계획이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19년에도 복지부, 교육부, 행안부, 문광부 등 주요 부처 단위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관련 정책이 발표됐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사회적경제분야의 인상적 변화를 손꼽아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사회가치연대기금이 발족되었습니다. 연대기금의 시작은 민간주도 사회적금융 조성의 첫 발을 내딛은 것으로 이에 따라 사회적금융 중개기관, 자조금융, 지역기금, 청년, 자산화 등 프로젝트 금융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둘째, 다양한 부처에서 사회적경제와 결합하려는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사회적경제 영역의 지평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산자부는 지역문제해결형 공동사업을 통해 지역 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조직의 결합을 지원하고 있으며, 과기정통부의 리빙랩 사업은 사회적경제 영역에 R&D를 연계하고 있습니다. 또한 복지부는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교육부도 온종일돌봄 시범사업을 개시하였습니다.

 

또 유치원 비리가 불거진 상황에서 공공서비스를 지역주민,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공급할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에 어린집과 유치원, 발달장애돌봄센터를 사회적협동조합의 형태로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그간 고용부의 사회적기업, 기재부의 협동조합 등 조직 육성 중심의 지원정책이 전부처의 참여로 사회적경제 영역의 사업으로 연결가능성을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셋째, 가장 의미있고 인상적인 사건은 사회적경제박람회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입니다. 현 정부의 포용경제, 혁신경제의 중요한 축으로서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대한 정책 의지를 다시 한번 국민적으로 표명한 것이고, 사회적경제인들에게는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박람회는 현장과 지역을 잇는 진흥원의 역할과 위상이 돋보인 행사였습니다.

 

넷째, 지방자치단체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도시재생, 생활SOC, 커뮤니티 케어, 사회혁신센터 조성 등 정부 사업이 지자체 공모로 진행되고, 사회적경제조직의 참여가 강조되면서 지자체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진 한 해였습니다.

 

경북 의성군은 소멸위기 1순위 지역으로 종합적인 대규모 지역 재생사업을 진행하면서 핵심을 ‘청년마을’과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용위기 지역인 창원, 군산에 사회적경제 혁신타운 조성 계획이 발표되었고, 순천, 목포, 태백, 인천 등 다양한 지역에서 도시재생과 마을관리협동조합의 결합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고용부도 완주, 광주 광산구, 서울 금천구 등을 사회적경제 친화도시로 최초로 지정하였습니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첫째, 기재부, 행안부와 함께 진행한 지역별 정책 간담회에서는 현장와 지자체의 낮은 정책 체감도, 다양한 사업 추진이 통합적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통합지원체계의 부재와 혼선은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입니다.

 

둘째, 기초 단위 지자체의 적극성이 돋보인 한 해였지만, 지자체 공모사업이 민관의 협의과정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고 행정 일방적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아, 지자체 단위에서는 여전히 협치의 수준이 낮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정책 전달과 현장 지원체계가 여전히 광역 지자체 단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리의 주력 사업인 창업 사업, 판로 지원, 업종별 네트워크 등의 사업이 광역 지자체 또는 대도시 중심으로만 이루어지고 있어, 기초 지자체 나아가 마을 수준까지 긴밀히 소통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자 현재 시점의 한계로 지적될 수 있습니다.

 

넷째, 민간의 협력 네트워크와 역량 문제입니다. 전국 유관기관 대표자 회의체 구축을 계기로 고용부, 기재부 등이 참여하는 중앙 단위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한 것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국 단위 조직은 한기협을 제외하면 이제 첫 발을 내딛은 수준으로 각 조직의 지역 기반과 결합도, 정체성, 정책 역량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각 조직 간의 협력, 공동사업 역량은 통합박람회 공동추진위원회에 함께 참여하는 수준에 그쳐 각 조직들이 지역에서 협력해나가기 위한 역량은 지역차가 있겠지만, 다소 미흡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은 사회적경제 3법의 좌절입니다. 사회적경제기본법은 법안 소위 논의로 끝나고, 등록제를 담은 사회적기업 육성법 개정안도 역시 상임위를 넘지 못했습니다. 유일하게 협동조합 기본법만이 이종연합회 결성, 우선출자제 허용 등의 개선이 이루어졌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제도 개선 과제는 성과가 부진했고, 각 부처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과 사업은 활발히 발표되었지만, 이를 융합하고 현장 자원화하기에는 민간 역량, 지역 협치의 수준, 중간 지원 조직의 역할이 부족해보입니다. 진흥원은 지난 한 해 동안 이렇게 변화하는 정책 환경 속에서 정책과 현장을 잇는 지원조직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무엇보다 현장과 지역 소통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모든 사업 영역에서 당사자를 비롯해 사업 담당 지원기관의 의견에 귀기울여 왔습니다. 또 정책 거버넌스와 지역 거버넌스 구축을 지원하고, 지역 및 업종 네트워크 공동사업 지원, 창업지원체계 고도화와 개편, 부처사업 융합을 위한 사업 개발, 공공기관 사회가치 제고, 공공구매를 비롯한 판로지원과 자원연계를 통해 사회적경제 지역 생태계 구축과 조성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제 진흥원은 더 이상 현장과 괴리되었다는 소리를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이제 현장으로부터 정책과 제도개선을 위한 진흥원의 노력을 집중적으로 요구받고 있으며, 다양한 부처와 지역·현장으로부터 진흥원의 위상과 역할이 보다 확실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게 됩니다.

 

조직 내부적으로도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혁신과 협력의 과제를 중심으로 외부 정책자문을 충실히 받아 과제의 완성도를 높이려 노력하고 있으며, 팀별·개인별 사업과제의 성과를 넘어 팀 간, 본부 간 소통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 조직이 많이 커지면서 신입직원이 30%를 넘는 조직구성원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정책 환경의 변화, 조직 구성원의 변화에 따라 내부 소통구조와 사업방식의 혁신이라는 과제가 동시에 제기된 해였습니다.

 

이렇게 진흥원은 2019년 내외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속에서 숨가쁘게 변화와 혁신의 과제를 안고 바쁘게 움직여왔습니다.


2020년 추진 방향

이제 2020년, 정치적으로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제도 개선과제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의 기본 방향과 각 부처 관련 사업은 꾸준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진흥원은 올해에도 정부정책 기조를 뒷받침하며 ‘중앙 뒷받침, 지역과 민간 주도’ 라는 기본 원칙 하에서 정책과 현장을 연결하는 중앙지원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진흥원의 활동과 사업 성과는 현장 조직의 역량 강화와 지속성장 가능성을 어떻게 높였는가로 평가받아야 할 것입니다.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 중심으로 전환하고, 관련 정책과 사업체계를 구조화하고 시스템으로 정착시켜 나가는지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 지표는 지역 생태계 조성의 확장과 질적 수준으로 요약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2020년 진흥원이 역점을 두어야 할 사업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먼저 지난해에 이어 기본 체계를 충실히 강화해나가야 합니다.

 

첫 번째로 현장과 소통하면서 지역 생태계 조성과 거버넌스 활성화에 기여해야 합니다. 창업기관, 성장지원센터, 통합지원기관의 지역 내 교류와 협력을 공고화하여 지역의 현장, 당사자 조직과의 결합도와 협력 증진을 도모하고, 민간 협력, 공동 사업 역량, 협치력을 높이도록 지원해나가야 합니다. 또한 광역 단위의 지원에 그치지 않고, 각 지원기관들이 기초 단위의 현장에 보다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진흥원과 협의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2020년에는 창업지원사업도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올해 시범사업적 성격을 갖는 커뮤니티형 창업지원사업은 타부처 사업 연계와 사회적경제의 지역화를 꾀하는 새로운 시도가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판로지원, 컨설팅, 자원연계는 조직의 다양성과 양적 성장에 맞춰 개별 지원보다는 지역, 업종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간접지원으로의 적극적 전환을 꾀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당사자들간의 협력과 공동사업 역량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사회적기업을 중심으로 지원체계를 발전시켜온 진흥원의 사업 경험이 양적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협동조합 진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며, 그런 측면에서 협동조합본부의 설립인가사업을 기본으로 창업지원, 업종 연합회 지원 등과 같은 성장지원체계를 수립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2020년 진흥원은 위의 기본 체계 강화와 더불어 두 가지 중점사업을 추가로 진행할 것입니다.

첫 번째,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지도 제고를 통해 사회 가치 확산에 주력해나갈 것입니다. 그 매개는 바로 ‘바이소셜 국민운동’입니다. 바이소셜의 주체는 물론 당사자 조직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 진흥원은 다양한 당사자 협의체와 긴밀히 협의해나갈 것입니다. 진흥원은 ‘바이소셜 국민운동’을 통해 사회 각계 각층이 사회적경제를 알고, 가치 확산에 참여할 다양한 수단과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연결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청소년, 대학생, 종교계, 대기업, 공공기관,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국민운동의 기본 틀을 만드는 것이 올해의 중요한 과제로서 이를 위해 홍보·교육TF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으며, TF를 필두로 전사적 협력체계를 가동할 것입니다.

 

둘째, 성장 기업의 규모화에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10년 이상된 사회적기업들이 네트워크 활동으로부터 멀어져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들이 바로 우리 사회적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심에 서도록 해야 합니다.

 

성장 기업이 지역·업종 네트워크의 중심에서 사회적경제 발전의 전망을 열어갈 수 있어야 사회적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대표적인 업종과 지역에서 규모화를 위한 전략수립이 이뤄지도록 진흥원이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핵심 당사자 조직의 움직임을 촉진하고, 중장기 사업 전략 수립의 기초를 닦는 지원자로서, 공동컨설팅, 민간 자원연계 등을 통해 규모화 사업 추진 체계 수립을 도울 것입니다.

 

이 밖에도 지난해 새롭게 시동을 건 국제협력사업, 아시아 허브 사업도 진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국제포럼과 아시아권 국가 공무원 정책 연수와 같은 다양한 연수사업은 연속성을 갖고 아시아 허브사업과 연계를 가지도록 재정비해야 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내부 전문성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도 함께 이뤄질 것입니다.

 

또 성과분석과 사회가치평가 역량도 꾸준히 진전시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등록제 전환이 조금 늦춰지겠지만 그 준비는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준비의 핵심은 사회가치 평가 지표 개발과 측정의 고도화입니다. 이를 위한 연구개발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며, 다른 기관과의 협력도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지자체의 사회적경제 정책 내실화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평가지표 개발과 평가사업 개발이 중요합니다. 지방행정연구원과 이러한 작업에 대해 공동연구를 진행하여 행안부의 통합지원체계 수립과 맞물려 연구결과가 지자체 평가에 실제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 수행을 위한 조직 내부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지난해 조직 컨설팅 결과를 반영하여 조직 운영을 개선해나갈 것입니다. ERP 구축을 계기로 그룹 내 소통과 공유작업, 업무효율화를 꾀할 수 있도록 담당팀이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인사평가제도의 개선을 통해 평가제도를 보다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직원 역량 개발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수립하여 업무와 성장을 위한 동기부여가 촉진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개선 과정에서는 직원 여러분들의 의견을 폭넓고 충실하게 들으면서 반영해나가겠습니다.

 

이번에 노조집행부가 새롭게 구성되었습니다. 그동안 수고한 나현식 위원장을 비롯한 전임 노조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새롭게 짐을 지게 된 김정엽 위원장님과 집행부 여러분 축하합니다. 신임 노조 집행부와 함께 노사협의를 충실히 해나가며, 노사협력사업도 보다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 앞으로 상호 소통과 협력이 긴밀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또한 건강한 일터, 보람 있는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우리 구성원 여러분들이 함께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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