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수 칼럼] 감세와 증세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2/07/30 [15:25]

[정창수 칼럼] 감세와 증세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입력 : 2022/07/30 [15:25]

역시 세금문제는 가장 뜨거운 이슈다. 지난주 2022년도 세제개편안이 발표되고 나라살림 연구소는 25일, 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지상파 방송 3사가 동시에 나라살림 보고서를 인용보도했다. 그만큼 중요한 이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부자감세 아니라지만…세제개편안 불만 지속(KBS 고액 연봉자가 제일 혜택?…논란 진화 나선 부총리 | SBS뉴스 소득세 개편도 부자감세?, 가장 큰 혜택은 8천만 원 이상 고소득자들 MBC )

 

▲ 나라살림연구소 정창수 소장   

 

나라살림 연구소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브리핑]나라살림 247호_2022 세제개편안_소득세 부문 평가)를 실제 얼마나 세금이 감소하는지를 계산해보았다. 소득 3천만원 이하인 하위 52.3%는 감면이 없고, 8천만원~1억원구간인 4.7%는 월평균 4만 5천원의 감세효과가 있다. 서민과 중산층의 세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방향과는 많이 다르다. 이는 30%가 넘는 근로소득 면제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득의 양극화로 소득격차가 커지고 각종 공제제도 등으로 과세기준에 해당되는 사람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각종 공제제도를 조정하지 않고 과표구간 조정으로는 목적하는 효과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오히려 고소득자들에 대한 감세혜택만 주어지게 된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통해 반박하면서 실제 소득세를 내는 액수를 비교했지만 이는 근로소득 면제자가 너무 많고 그나마 내는 사람이 소액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착시효과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논쟁이 필요하다.

 

비슷한 사례로 법인세 감세논쟁이 있다. 법인세율만 놓고 보면 한국이 높은 세율이지만 각종 공제제도를 통한 감세와 사회보험에서의 지출이 적어서 실제 기업이 총조세 부담률은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브리핑]나라살림 240호_법인세_최고세율_인하정책평가). 나라살림연구소는 이번 세재개편안과 관련해 소득세 브리핑에 이어 상속세, 종부세 등 세제개편안 전반에 대한 보고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전체 감세규모는 얼마냐하는 것이다. 이것도 ‘[브리핑]나라살림 248호_2022 세제개편안’ 감세규모를 통해 계산해 보았다. 정부는 13.1조원의 감세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전년도 대비방식 계산이다. 10조를 감액하면 첫해에만 적용하고 그 다음 해부터는 줄어든 액수에서 더 줄어든 것만을 계산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준연도 방식으로 하면 60.2조원에 이른다. 감세효과는 걷을 수 있었는데 못 걷은 것을 기준으로 해야한다. 이는 기재부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전년도 비교만 한다.

 

이러한 계산방식이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때에도 감세규모를 작게보이게 하기 위해 전년도 대비방식만 발표했다가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국회 예산정책처까지 나서서 반박한 사례가 있다. 이번에도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상황을 보면 새로운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규모는 작게 보이게 하고 개별혜택은 많아 보이게 하는 노력은 어느 정권이나 똑같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팩트다. 물론 보고 싶은 것만을 위한 선택적 팩트는 안된다. 재정은 정치와 불가분의 관계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만 보면 진실을 보지 못하고 왜곡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전정권은 증세정권이고 현정권은 감세정권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이 있다. 하지만 나라살림 보고서에서도 언급됐지만 2017년 핀셋증세 이후 2018년부터 감세기조의 세제개편안이 계속 제출됐다. 결국 모든 정권은 사실상 감세정책을 편 것이다. 다만 재정규모가 증가한 것은 놀라울 정도의 꾸준한 경제성장과 이로 인한 소득의 증가 때문이다. 증세는 소득과 소비에 대한 비율이 증가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세금의 양이 증가하는 것만을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다.

 

폴크루그먼의 <폴 크루그먼 좀비와 싸우다>를 보면 그에게서 좀비란 ‘문제해결 능력은 없으면서 정치적 이념대립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나쁜정책과 이론’을 뜻한다. 감세정책이 대표적이다. 일찌기 부시 전 대통령(아버지부시)는 레이건과 경선하면서 레이건의 감세정책을 과학적 근거가 없는 “무당경제학”이라고 비판했다. 논리와 팩트에 근거하지 않고 신념과 믿음에 기초한 정책은 국가에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렇지 않기를 부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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