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수 칼럼] 초과세수는 세수오차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2/05/22 [00:02]

[정창수 칼럼] 초과세수는 세수오차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입력 : 2022/05/22 [00:02]

지난 5월 12일 윤석열정부의 추경예산안이 발표됐다. 무려 52조원으로 올해 2022년 당초 예산이 607조원이었고 1차추경으로 16조원이 늘어 624조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676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당초예산이 전년도에 비해 8.8% 늘어난 것도 추경 때마다 예외 없이 ‘슈퍼추경’을 외쳤던 것에 비하면 비교가 불가한 슈퍼추경예산안이다.

 

▲ 나라살림연구소 정창수 소장 

 

또한 10일에 취임식을 진행하고 임기를 시작했으니 매우 빠른 진행이라고 볼수 있다. 더군다나 추경 예산안에 대한 보도자료는 엠바고를 전제로 이미 국무회의 의결 전날 배포됐다. 이미 취임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다고 보여진다.

 

그런데 이번 추경은 몇가지 점에서 특별한 모습을 보여준다. 우선 첫째는 ‘초과세수’다. 세수오차가 무려 53조나 된다. 여기서 초과세수는 더 걷은 것이 아니라 예상보다 더 걷힌 것이다. 예상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예상을 보수적으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초 세수를 338조원으로 예상했던 것에 비해본다면 세수 추계를 신뢰하기 힘든 상황이 발생했다. 따라서 연말까지 과연 걷히겠냐는 우려에서 ‘가불추경’ 이라는 비판도 있다. 세수오차로 인한 초과세수의 문제는 이번 추경에서 매우 중요한 논쟁점이다. 

 

둘째는 ‘지출구조조정’이다.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여유재원, 지출구조조정, 증세의 단계를 밟을 수밖에 없다. 초과세수가 여유재원이라 한다면 기존사업에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지출구조조정이다. 이번 추경안에서는 7조원을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문제는 기존의 사업에는 예산소비자가 있다는 것이다. 관료일 수도 있고 시민들일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부분을 왜 줄여야 하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예산에서 2409억원, 국방부의 장비전력화 사업 등이 포함되어 있다. 정책은 선택이지만 기업 등의 예산소비자보다 취약계층이나 아직 소비자의 힘이 약한 미래산업 등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 중요한일은 항상 급하지 않아서 밀리게 되기 마련이라고 미래학자인 피터 드러커의 말이 다시 한번 떠오른다.

 

셋째는 평가와 반성이 없다는 점이다. 예산(豫算)이란 글자그대로 ‘필요한 비용을 미리 헤아려 계산’ 한다는 뜻다. 행정적으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한 회계연도의 수입과 지출을 미리 셈하여 정한 계획’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들어오는 세입과 나가는 세출에 대한 예측이다. 하지만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 이미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세입의 경우에는 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때문에 예비비가 있고, 일시차입이나 추경 등의 다양한 재정운용 방식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오차를 줄이는 것이 합리적인 예산수립의 시작이다. 

 

지난 2021년 결산 결과 90조원의 재정적자를 예측했으나 결국 30조에 그쳤습니다. 이에 나라살림연구소가 세수오차 문제를 제기하자 그동안 사실을 부정하던 기재부에서도 이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기획재정부 세수오차 원인분석 및 세제 업무 개선방안). 하지만 올해 또다시 53조라는 오차가 발생했다.

 

세수추계에 대한 결정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문제는 현재의 세수추계를 전문성이 떨어지는 직업공무원들이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보를 독점하여 민간보다 앞서간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문가를 참여시켜 데이터를 축적하고, 공개검증을 하는 방식으로 오류를 줄여야 한다. 주먹구구식 세수전망을 하기에는 우리나라가 너무 커졌다. 고의적인 것인 것이 아니라면 실수에 대해 평가하고 개선해야 한다. 

 

반복된 대규모 초과세수의 근본문제는 세입 징수 내역 및 세수 추계 시뮬레이션 방안을 상세히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올해 나라살림연구소가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세입 징수자료를 통해 초과세수 규모를 기재부보다 먼저 파악하자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제한적으로나마 제공하던 국세 세입 징수내역조차 비공개로 전환한 바 있다.

 

일일 세입 징수 현황 비공개는 국가재정법 위반소지가 있다. 또한 국회심의 과정 중에 변화된 재정환경을 반영해 세수 추계를 업데이트(rolling forecast)하여 본예산 세수추계 정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투명성은 책임성을 가져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투명하지 않은 것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세로 보여진다. 재정정보공개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전환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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