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수 칼럼] 전쟁도 돈으로 하는 것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2/03/12 [15:31]

[정창수 칼럼] 전쟁도 돈으로 하는 것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입력 : 2022/03/12 [15:31]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매사를 예산으로 보다 보니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를 보면서 몇 가지 나라살림의 시각으로 보이는 것이 있다.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첫째는 러시아의 전쟁 비용이다. 개전초 나흘간 러시아의 전쟁 비용은 70억달러 정도였으나 이후 탄약 보급품 확대와 전사자 속출, 로켓(미사일)발사 등으로 하루에 200억달러(25조원정도)에서 250억달러 정도의 전비를 지출한다고 한다. 러시아의 작년 GDP는 1조 7천억 달러이며 우리나라는 1조 8239억달러 라고 한다. 우리보다 적은 GDP이고 전쟁이 이 상태로 간다면 석 달도 못 버틴다는 이야기다. 우리 국방비가 올해 54조원이니 러시아는 하루에 우리 국방비의 절반을 쓰는 셈이다. 

 

둘째는 그동안 러시아의 군부는 무엇을 했는가다. 이번 사태로 러시아 군대는 포템킨 군대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18세기 크림반도를 통치하던 러시아의 그레고리 포템킨 총독은 에카테리나2세 여왕이 순방할때 낙후한 현실을 감추기 위해 가짜 마을을 만들어 보여주었다고 한다.

 

러시아의 국방비는 세계 4위이며 610억달러(70조원,218년기준). 우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을 보면 비싼 무기만 사고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무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셋째,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허당이었다는 것이다. 러시아 권력자들이 재정의 시스템을 이해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세계 4위다. 2022년 1월말 현재 6,302억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돈 중 실제 가지고 있는 국내보유액은 10%가 안된다. 따라서 서방의 제재로 지불을 금지하면 외환보유고를 사용할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전쟁도 돈으로 하는 것이다. 징기스칸이 건설한 몽골제국이 쇠퇴한 원인 중 하나는 화약시대 때문이라고 한다. 화약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청나라의 쇠퇴도 백련교도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막대한 전비를 지출해, 보유한 은의 절반을 사용함으로써 쇠약해진 상태에서 서양의 침략에 맥없이 무너진 것도 원인 중의 하나라고 한다. 결국 나라살림은 국가공동체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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