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수 칼럼] 재정건전성은 어려울 때를 위한 준비수단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1/11/26 [03:28]

[정창수 칼럼] 재정건전성은 어려울 때를 위한 준비수단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입력 : 2021/11/26 [03:28]

정부는 논란이 되던 초과세수에 대한 사용처를 결정했다. 2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초과세수 활용방안을 내놓았다. 초과세수 19조는 지난 7월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전망한 국세수입 314조 3천억원보다 더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 금액이다.

 

▲ 나라살림연구소 정창수 소장   

 

정부는 19조원 가운데 약 40%인 7조 6천억원은 지방자치단체에 보낼 계획이다. 국가재정법과 지방교부세법 등에 따르면 해당 연도 내국세 총액의 19.24%는 지방교부세로, 20.79%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우선 교부해야 한다. 5조 3천억원은 소상공인과 고용 취약계층 등 민생 지원 대책에 투입한다. 1조 4천억원은 소상공인 손실보상 재원 확충에, 2조 1천억원은 손실보상 제외 업종 지원에 쓰인다. 

 

정부는 올해 3분기 손실보상 지급을 위해 예산 1조원을 마련했는데 코로나19 4차 유행 장기화에 따라 2조 4천억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부족분을 채우는 것이다. 고용 취약계층 지원에는 1조4천억원, 물가안정과 방역지원 등을 위해서는 5천억원이 쓰인다.

 

그런데 남은 6조 1천억원 가운데 2조 5천억원은 국채 상환에 사용하고, 3조 6천억원은 내년 세계잉여금으로 넘긴다고 한다. 국채 상환은 기존 국채를 상환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음 달 발행할 국채 물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국채발행으로 하려던 예산을 이것으로 충당한다는 것이다. 

 

세계잉여금은 결산 과정을 거친 뒤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교부금과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우선 출연해야 한다. 그리고 남은 금액의 30% 이상은 채무상환에 써야 한다. 그래서 세계잉여금 3조6천억원에서 지방교부세·교부금(1조4천억원)과 공적자금상환기금(6천억원)을 빼고 국채 상환에는 5천억원 이상이 쓰일 전망이다. 이런 경우 국가채무 상환에만 초과세수 3조원이 쓰이는 셈이 됩니다.

 

매우 복잡한 계산식이다. 분명한 것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9조원), 채무상환(3조원), 공적자금상환기금(6천억원)에 초과세수의 3분2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자체와 교육청은 갑자기 온 교부금을 쓸 수가 없을 것이고 결국 잉여금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은데 계속 이래야 할까?

 

정부는 또한 12.7조원의 민생경제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결혼식장 등 시설운영 제한업종에 연 1.0% 금리·최대 2천만원 대출을 한다고 한다. 대출·융자만 8.9조원이다. 저신용 융자 등 금융지원을 늘렸지만 전기료 1880억 등 직접 지원은 적다. 따라서 손실보상업종 보상률은 100%로 올리고 제외업종도 50∼80%는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물론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적극적이지 못한 재정투입을 보면, 위기극복이라기보다는 소극적 버티기 지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원래 재전건전성이라는 것은 위기때에 활용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런데 위기가 와도 계속 같은 일을 반복한다면 재정건전성을 목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