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상 칼럼] 화이자 백신 넘어야 할 4가지

이인상 기자 | 입력 : 2020/11/14 [11:18]

코로나가 곧 종식된다는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이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해서는 아직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 두 회사가 임상시험을 문제없이 마치고 FDA 긴급사용승인을 받는다 해도 백신을 대량 생산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핵심 성분은 mRNA다. 이 유전물질은 불안정하며 효소 등에 의해 쉽게 파괴된다. 변질을 막으려면 영하 70도 이하 환경에서 보관해야 한다. 제품 생산부터 접종까지 모든 과정에 특수장비가 필요하다. 엄격한 관리감독도 요구된다. 한국이 이만한 역량을 갖고 있느냐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에서는 올 겨울 독감백신 유통과정에서 제품 상온 노출 사실이 확인돼 큰 소란을 겪었다. 독감백신 보관 기준은 섭씨 2~8도다. 이 범위 밖 환경에 노출된 백신을 접종하면 체내에 항체가 형성되지 않거나, 심할 경우 피접종자 건강에 해가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당시 방역당국은 백신 유통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선제적으로 적발하지 못했다.

 

백신을 일정시간 상온에 방치한 업체 또한 스스로 질병관리청에 잘못을 신고하지 않았다.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서 아무도 모른 채 넘어갈 수 있던 일이 제보를 통해 뒤늦게 드러나면서 우리나라 백신 관리 실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런 환경에서 화이자 백신이 국내에 들어온다 해도 문제없이 보관 및 유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한국보다 앞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은 벌써부터 수송 절차 점검과 초저온보관시설 테스트 등에 나선 상태다. 미국 월스트리스저널에 따르면 화이자도 자체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미국 미시건주 칼라마주 지역에 축구장 크기 공장을 짓고, 영하 70도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백신 저장용 냉동고 350개를 설치했다.

 

화이자가 생산한 백신은 세계 각국으로 이송하기까지 모두 이곳에 보관할 계획이다. 화이자는 또 백신 1000~5000도스(1회 접종 분)를 영하 70도 환경에서 최장 10일간 보관할 수 있는 여행 가방 크기의 특수 용기도 제작했다. 이 컨테이너에는 온도 변화 감지 센서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을 설치해 백신 온도와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화이자는 트럭과 항공기 등 첨단 물류시스템을 활용하면 백신을 미국 내에는 최대 이틀, 다른 나라의 경우도 사흘 안에 배송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건은 그래서 국내 환경 정비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2부본부장은 11월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화이자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저온 (보관)이 아니면 사실상 백신 효력이 없어지는 만큼 상당히 복잡한 준비과정, 또 정교한 시뮬레이션과 여러 차례의 반복적인 교육훈련까지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가 백신을 확보하고, (이와 동시에) 다른 국가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보고, 또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접종전략을 수정•보완하면서 콜드체인(저온유통)도 챙기는 등 여러 시스템을 완비하려면 내년 2분기 이후 시점에나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희망! 그 불빛은 끝까지 쫓는 사람을 밝힌다. 희망 이후에는 그 희망을 현실로 이루겠다는 책임감과 집념이 필요하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