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수 칼럼] 다시 살아난 soc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3/09/17 [09:20]

[정창수 칼럼] 다시 살아난 soc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입력 : 2023/09/17 [09:20]

2024년 예산안의 구체적 내용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떤 예산이 줄고 어떤 예산이 늘었는지는 일단 파악이 되었습니다. 연구소는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나라살림보고서 [2024년 중앙정부 예산] 2024년 예산안 감액 및 증액 사업 분석>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2024년 예산안은 크게 지방과 R&D가 줄고 다른 부분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복지가 7.5%인 16.9조원이 증액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이 8,2조원, 주택자금 2.0조원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생계급여 1.5조원, 장애활동지원 3천억원, 부모급여 1.2조원, 기초연급 1.6조원등이 눈에 띄는 증액입니다. 그 외의 다른 분야 산업부분이나 농림, 국방 등은 4%대여서 사실상 자연증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눈에 띄는 것이 SOC예산입니다. 전년도 보다 4.6% 1.1조원 증가한 26.1조원입니다. 표면적으로는 큰 증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미래투자인 R&D도 줄일 정도로 초긴축을 한다는 정부가 개발시대의 투자사업인 SOC를 늘린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듭니다.

 

더군다나 현 정부 첫 완결적인 예산인 2023년도에는 전년도보다 무려 3.1조나 줄어든 SOC예산을 편성했었습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일로 재정전문가들 사이에서 평가되는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증액 신설 사업들을 보면 예타를 통과하지 못한 서산공항이나, 집행이 부진하여 제대로 진행될지 의구심이 드는 GTX 등이 주된 대상입니다. 이외에도 서울은 지하철, 강원도는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 대전은 도시철도, 충북은 고속도로, 대구 지하철, 부산 가덕도 등 제주도까지 포함하여 거의 모든 광역에 SOC가 배분되었습니다.

 

당연히 총선 때문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SOC사업은 어떤 패턴이 있습니다. 우선 문지방을 넘습니다. 타당성 용역 등 조금이라도 사업의 시작을 먼저 집어넣고 문지방을 넘습니다. 예타 등에서 부정적이어도 정치적으로 계속 몰아붙입니다. 그러다 여야가 합의하거나 서로 유리한 지역에 포함되게 하는 거래가 성사됩니다. 그리고 나서는 사업 집행이 어려운데도 예산을 편성합니다. 그러면 그 자체로 플래카드를 거는 전시성 예산 확보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관료들도 이를 알기에 일단 시작만 하고 공사 기간은 한없이 길어집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전북도의 새만금 예산은 깎았습니다. 사업의 타당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노태우 정부 때부터 시작된 사업의 타당성이 30년이 지난 이제야 타당성 부족을 발견했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이번 새만금 잼버리의 후폭풍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 새만금 사업을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타당성이 없고 그 재원으로 전북의 다른 사업을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정부 정책이 이렇게 급변하거나 행정이나 정치 논리 없이 결정되어서는 안됩니다.

 

향후 국회에서도 이 문제로 충돌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는 의도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만 말을 아끼겠습니다. 야당에 대한 지렛대 예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예산이 명쾌한 과정 속에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논의되지 못하다 보니 항상 추측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이 당혹스럽습니다. 투명하지 않으니 분석할 수 없고,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참여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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