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곡물 인상 때문입니다. 물론 그 전에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막대한 재정지출 등 여러 요인이 있었습니다.
원인에 대해서는 많은 논쟁이 있습니다. 장기간 물가가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절대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하게 되고 헬리콥타로 돈을 뿌리자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이외에도 정부 정책 실패 등 여러 주장이 있고 논쟁중 입니다. 워낙 큰 충격이 왔고 그 결과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아마도 경제학의 기본흐름이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짧게 이야기할 내용이 아닙니다. 문제는 이익은 누가 가져갔냐는 물음입니다. 최근 IMF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기업이윤 몫의 지나친 증가’를 꼽았습니다.
연구소는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제시합니다. <[나라살림 322호]IMF가 밝힌 유로존 인플레이션 원인은 기업이 이윤을 지나치게 많이 챙긴 결과>에는 이러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요지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발생한 비용보다 더 큰 비용을 상품가격에 반영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영국과 유로존의 물가 급등과 생활고는 기업의 가격정책 탓이라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는 노동 비용 증가가 물가인상의 원인이라고 분석하는 경향이 다수였습니다. 70년대까지는 그렇게 분석했습니다. 아무튼 지금까지의 통념을 흔드는 이야기입니다.
최근에는 전 연준의장인 버냉키와 블랑샤 전 IMF수석경제학자가 기업이윤 챙기기를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서 지목했습니다. 물가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노동자가 일방적으로 실업을 감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기업이 이윤 몫의 일부를 양보해야 인플레이션이 잡힌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나라살림 324호]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원인을 둘러싼 논쟁> 보고서를 참조하십시오.
연구소가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연이어 내는 것은 일차적으로 다양성 확보 때문입니다.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도 잘 맞을 겁니다.
과학과 학문은 진리가 아닙니다. 가설입니다. 진리는 종교에서 말하는 덕목입니다. 경제학도 가설을 세우고 틀리면 가설을 바꾸면서 발전하는 것입니다. 하물며 현실 문제를 당장 해결해야 하는 경제정책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현실에서는 예전 가설을 교과서처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다양한 금리와 환율 등 동떨어진 분석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점점 글로벌 논쟁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급변하는 상황만큼이나 다양한 분석과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CSIS(국제전략연구소)는 곡물 메이저들 때문에 물가급등과 전쟁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6년만에 135개국이 디지털세를 합의했고 2026년부터 시행한다고합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불가능하다고 했던 제도입니다. 이런 다양한 상황인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보다 더 정확한 원인분석은 일단 다양한 가설들을 듣는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연구소의 이런 보고서들이 작게나마 다른 생각을 하게 하는 자극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권자 ⓒ 사회적경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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